이것이 순장을 대체한 부장이나 전장 약탈을 대신한 훈장과 달리 문제가 되는 것은 현실의 지배적인 제도를 전쟁의 상황에 되먹임하여 적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종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성찰의 핵심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통해서, 지금 바로 여기에서 일반화된 문제(여성 착취)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것은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오로지 일본의 야만적인 행위로 비난하는 방식 이외에, 자신의 현재적 모순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사태의 원인도 근본적으로는 여기에 있다고 본다.